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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개편 방안 공청회
2016-11-3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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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한국전력 주최로 열린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 공청회’에서 손양훈(왼쪽 두 번째) 인천대 교수가 당정 태스크포스(TF)를 거쳐 마련한 3개 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종배 건국대 교수, 손 교수,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이은영 그린IT포럼 센터장, 조태임 한국부인회장.



정부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축소 등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손질 방침을 밝힌 가운데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는 공청회가 열렸다. 11월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안) 공청회에 참여자들은 누진제도 축소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먼저 한전은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에 대해 발표했다.
권기보 한전 영업처장은 “전기요금 당정 태스크포스를 거쳐 마련된 전기요금 누진제도 개편안은 요금체계의 합리성과 형평성, 안정성, 지속가능성 등 4가지 원칙 아래 마련됐다”며 “국제기준과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누진단계와 배율을 대폭 완화하고 검침일 등 누진제 집행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도 합리적으로 개선했으며, 2020년까지 주택용 전기에도 계시별 요금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국민들이 누진제와 계시별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정TF에서 위원장을 맡은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논의는 국민 시각에 따라 실질적인 요금 할인이 이뤄졌는지, 요금 할인의 혜택이 공정하게 배분됐는지, 한전의 재무구조나 에너지산업 전반을 고려할 때 관련 정책이 지속가능한지 등 3가지 방향을 만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누진제 개편 3안, 개편 취지 잘 살려 대체로 ‘긍정적’
세부적으로 누진제도 개편 1안은 구간·요율 측면에서는 선진국 사례나 누진제 원리에 가장 근접한 안이지만 최고단계 요율이 312원/kWh로 상대적으로 높아 다소비가구의 요금인하 혜택이 비교적 크지 않다. 또 236kWh 이하 1122만 가구에서 최대 4330원(100kWh 사용시 66.8% 증가)의 요금이 증가한다. 한전의 요금수입 감소는 8391억원으로 가장 적지만 요금인하율이 10.4%로 가장 낮다.
2안은 현재의 1, 2단계 구간과 요율을 그대로 유지해 전기소비패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 전기다소비가구의 요금 부담은 급격히 감소하지만 300kWh까지 사용하는 소비자는 현재와 동일한 요금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전의 요금 수입 감소는 9295억원, 요금인하율은 11.5%다.
1안과 2안의 단점을 보완하고 누진제 원리를 최대한 유지한 것이 3안이다. 최고단계 요율이 280.6원/kWh로 전기다소비가구의 요금인하 효과가 비교적 크지 않고, 1단계 요율은 93.3원으로 증가했지만 사용량 200kWh 이하 가구에 4000원을 일괄적으로 할인해주는 제도를 도입해 전기사용량 200kWh 이하 가구의 요금 부담을 상쇄했다. 1단계 요금에 kWh당 93.3원을 적용하면 해당 가구의 요금은 최대 3760원 증가한다. 누진단계 축소가 서민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논란을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의 요금수입감소액은 9393억원으로 가장 많지만, 요금인하율은 11.6%로 가장 높고 누진제도 개편의 걸림돌이 돼 왔던 부자감세, 서민증세 비판도 조금은 벗어날 수 있어 가장 유력한 안이다. 다만 4000원의 요금공제가 정액지원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전기요금이 인상될 경우 재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공청회 토론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은 3가지 개편안 가운데 대체적으로 3안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교수는 "TF의 민간위원들은 3안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도 ”1안과 3안이 2안에 비해 현실이 잘 반영돼 있고 우수하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누진제 개편은 3안의 보폭과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고, 조태임 한국부인회 회장은 ”국민 부담을 줄이고 구간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였고,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을 고려하면 3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누진제 개편, 요금 인하에 따른 외부효과 대비 필요
누진제 개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수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최소화하고, 누진제도를 비롯한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성을 확보하겠다는 당초 의도 이외의 외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주헌 원장은 “산업용, 주택용 할 것 없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이며 누진제 개편을 통해 전기요금이 하향조정되면 OECD국가 평균과 전기요금 격차는 더욱 커진다”며 “가격은 희소성을 반영하는 경제학의 논리를 생각할 때 전기생산자원의 96%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싸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외부 비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가격체계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원장은 “전기는 공공재이면서도 필수재의 성격을 띄며, 모든 물가의 근간이 된다”며 “여론에 떠밀리듯이 정책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누가, 어떤 부담을 어떻게 져야 하는지 소통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합리적 대안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국민과 소통을 전제로 한 전기요금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국민 의견이 반영되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경 교수는 “이번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100점은 분명히 아니고, 신기후체제에 대응하는 에너지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기소비가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한전 이득이 설비투자나 기후변화대응에 적절히 쓰이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누진제 개편안이 미래 세대를 생각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도 등장했다. 신기후체제 대비를 선도하는 한전의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과 더불어 에너지신산업,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장병천 에너지합리적이용실천연대 대표는 “일시적 폭염, 정치권의 관심, 저유가 등 원료구입비 감소로 인한 한전의 일시적 흑자가 맞물려 지속적용되는 누진제 축소 정책이 나왔다”며 “한전은 에너지신산업,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를 대비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데 누진제 개편과 전기요금 인하로 한전 적자가 심화되면 미래세대에 제약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한만큼 이를 고려해 전기요금 체계의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누진제 개편안에 산재해 있는 전력구입비 인상요인과 전력소매시장 비용상승요인에 대한 감안이 전혀 이뤄져 있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참가자는 “전기를 보편적 서비스 개념으로 원가 이하로 판매한다고 해도 변동비는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야 한다”며 “누진 1단계 요금이 최소 100원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용민 산업부 전력진흥과장은 “누진제 개편과 교육용 전기요금 할인 등 요금체계 개편을 논의할 때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한 대책을 준비했고, 빠른 시일내에 누진제 개편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권기보 한전 영업처장은 “누진제 개편안에 따르면 한전 부담은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한전은 자체적으로 향후 5년동안 재무구조를 분석, 최대 1조5000억원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고 봤다”며 “누진제 축소가 발표 이후에도 한전 주가가 안정적인 것은 주식시장이 누진제 축소에 따른 손실을 한전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관계부처 협의, 한전 이사회 의결, 전기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쳐 12월 중순까지는 최종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개편안은 12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1129014005&wlog_tag3=naver#csidx01fb1aa17c63077b2ec13da644b8801